연금저축에 담은 미국 배당 ETF, 15%는 이미 떼고 들어옵니다 – 연말 납입 전 확인할 4가지

 

연금저축과 IRP 계좌에 해외 ETF를 담는 투자자의 연말 세금 구조를 표현한 일러스트

연말이 가까워지면 "연금저축 600만 원에 IRP 300만 원, 900만 원 채우면 최대 148만 5천 원 돌려받는다"는 얘기가 쏟아집니다. 맞는 말이에요.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는 공제율이 16.5%, 그 위는 13.2%라서 환급액이 148만 5천 원과 118만 8천 원으로 갈립니다. 12월 31일까지 실제로 입금한 금액만 올해 공제에 잡히고요.

그런데 이 얘기는 어디서나 볼 수 있어서 여기서는 접겠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고 싶은 건 입금한 다음이에요. 연금계좌에 미국 지수나 배당 ETF를 담고 계신다면, 2025년부터 세금이 걷히는 방식이 바뀌었거든요. 한도만 채우고 끝내면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2026년 10월 5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1. 연금계좌에서는 미국에 상장된 ETF를 못 삽니다

연금저축과 IRP에서는 SPY, QQQ 같은 미국 증시 상장 ETF를 직접 살 수 없습니다. 엔비디아 같은 개별 종목도 안 되고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만 담을 수 있어요. 그래서 미국 지수를 따라가고 싶으면 'S&P 500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 같은 상품을 사야 하는데, 이건 세금 분류가 해외 직접투자와 꽤 다릅니다. 아래 3번에서 표로 비교해 드릴게요.

참고로 S&P 500 같은 지수형 ETF는 지수에 새로 들어온 종목을 같이 담게 됩니다. 레딧의 S&P 500 편입 사례는 앞선 글에서 다뤘어요.

이것 말고도 걸리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연금저축, IRP 모두 안 됩니다.
  • IRP는 주식형 같은 위험자산을 최대 70%까지만 담을 수 있어요. 연금저축은 이 제한이 없습니다.
  • 선물 ETF는 IRP에서는 안 되고 연금저축에서는 됩니다.

2. 2025년부터 달라진 것: 배당은 15%를 떼고 들어옵니다

2024년까지는 이랬습니다. 해외 ETF에서 배당이 나오면 미국이 15%를 먼저 원천징수하는데, 국세청이 그 세금을 먼저 돌려줬어요(선환급). 그래서 연금계좌에는 세전 배당이 그대로 들어왔고, 그 돈을 재투자하면서 인출할 때까지 세금 없이 굴릴 수 있었습니다. 연금계좌의 가장 큰 장점인 과세이연이죠.

그런데 2025년 1월부터 이 선환급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해외 주식 배당을 재원으로 한 분배금은 미국이 15%를 먼저 떼고 들어와요. 분배금 100만 원이면 85만 원이 입금되는 식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55세 이후 연금으로 찾을 때 연금소득세(3.3~5.5%)를 또 내야 해서, 같은 소득에 세금을 두 번 내는 것 아니냐는 이중과세 논란이 생겼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은 이렇습니다. 외국에 낸 세금을 계좌 안에 '공제 적립액'으로 따로 쌓아뒀다가, 나중에 인출할 때 내야 하는 국내 세금에서 빼 주는 방식이에요.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부터 쌓이고, 한국세정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6년 7월 1일 이후 인출하는 분부터 적용됩니다. 연금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기지 않았다면 계좌 안에서 자동 적용되고, 옮겼다면 기존 금융사나 현재 금융사에 문의하라고 안내돼 있어요.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이 적립액은 현금으로 돌려받는 돈이 아니라, 인출할 때 연금소득세를 깎아 주는 용도예요. 보도된 정부 개편안 기준으로는 외국에 낸 세금의 55% 안팎이 적립되는 구조라서, 예전처럼 처음부터 15%를 안 낸 것과 똑같지는 않습니다. 세금을 내는 시점이 앞당겨진 셈이라, 재투자할 원금이 줄어드는 만큼 오래 갈수록 복리 효과도 조금씩 약해져요.

모든 해외 ETF가 영향을 받는 건 아닙니다. 해외에서 원천징수가 붙는 건 주식·리츠 배당이고, 매매차익이나 옵션 프리미엄을 재원으로 한 분배금, 미국 국채 ETF는 원천징수 대상이 아니라서 영향이 작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연금계좌에서 해외 ETF를 고를 때는 지수가 오르면서 쌓이는 성장형인지, 배당을 많이 주는 배당형인지에 따라 세금 구조도 달라집니다. 배당이 많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라는 점은 인텔·AT&T·3M 배당 삭감 사례를 정리한 글에서도 다뤘습니다.

3. 같은 해외 ETF라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세금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구분 일반계좌
미국 상장 ETF 직접 매수
일반계좌
국내 상장 해외 ETF
연금계좌
국내 상장 해외 ETF
매매차익 양도세 22%, 연 250만 원 기본공제 배당소득세 15.4% (실제 차익과 과표기준가 증가분 중 적은 쪽 기준) 과세이연
배당·분배금 미국에서 15% 원천징수 15.4% 원천징수 해외 배당은 15% 떼고 입금, 인출 시 공제 적립액만큼 국내 세금에서 차감
신고·합산 양도차익은 다음 해 5월 직접 신고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 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또는 15% 분리과세 선택
중간에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 매도 언제든 매도 연금 외 수령 시 기타소득세 16.5%

눈여겨볼 건 가운데 열이에요.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를 일반계좌에서 사면 이익이 배당소득으로 잡혀서, 해외주식 양도세처럼 연 250만 원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손실이 나도 다른 이익과 합산해서 세금을 줄여 주지 않고요. 반대로 미국 상장 ETF를 직접 사면 양도세 22%에 250만 원 공제가 적용되는데, 이쪽 신고 포인트는 해외주식 세금 신고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한 글에 써뒀습니다.

그렇다고 연금계좌가 손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배당 원천징수 문제는 일부 상품에 한정되고, 세액공제(최대 148만 5천 원)와 계좌 안 손익통산, 연금으로 받을 때의 낮은 세율은 그대로예요. 다만 "연금계좌에 담으면 해외 ETF 세금은 끝"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4. 연말 납입 전에 점검할 4가지

  1. 올해 얼마 넣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세액공제는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 원까지만 됩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을 먼저 채우고 IRP로 300만 원을 더하는 순서가 일반적이에요. 납입 자체는 연 1,800만 원까지 가능하지만 900만 원을 넘긴 금액은 올해 공제가 안 됩니다.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는 경우에는 전환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900만 원 한도와 별도로 추가 공제받을 수 있어요.
  2. 예전에 공제를 못 받은 납입금이 있는지 보세요. 과거에 900만 원을 넘겨 넣었거나 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금액이 있으면, '납입 전환 특례'로 올해 납입분으로 돌려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사에 신청하는 방식이고,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 원금은 나중에 연금으로 찾을 때 세금이 붙지 않아요.
  3. 입금만 해두고 끝내지 마세요. 세액공제는 입금한 시점 기준이지만, 입금과 ETF 매수는 별개입니다. 현금으로 두면 계좌 안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무엇을 담을지는 2번에서 말씀드린 성장형과 배당형의 차이를 보고 정하시면 됩니다.
  4. 이 돈은 55세까지 묶인다고 생각하세요. 연금수령은 55세 이후, 가입 5년이 지난 뒤에 신청해야 합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세액공제받은 원금과 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어요. 생활비로 쓸 돈은 일반계좌에 따로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당 ETF는 이제 연금계좌에 담으면 손해인가요?
손해라기보다, 예전만큼 세금을 미뤄주지는 않는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해외 배당은 미국에서 15%를 먼저 떼고, 그만큼의 일부가 공제 적립액으로 쌓여 인출할 때 차감돼요. 세액공제와 손익통산 혜택은 그대로라서 일반계좌와 비교해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담는 상품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증권사를 옮기면 쌓인 공제 적립액은 어떻게 되나요?
금융사 간 연금계좌를 이전한 경우에는 기존 금융사나 현재 금융사에 문의하라고 안내돼 있습니다. 이전하기 전에 적립액이 어떻게 승계되는지 확인해 두시는 게 좋아요.

Q.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은 얼마나 나오나요?
연금소득세는 3.3~5.5%입니다.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이때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정리하면

연금저축 600만 원에 IRP 300만 원은 여전히 가장 확실한 연말 절세 방법입니다. 달라진 건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예요. 2025년부터는 해외 배당이 세금을 떼고 들어오고, 2026년 7월부터는 그 세금이 인출 때 공제로 돌아오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연말 납입 전에 내 계좌에 어떤 ETF가 들어 있는지 한 번만 열어보세요.

납입 현황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고, 세액공제 내역은 국세청 홈택스에서 확인됩니다. 해외 ETF 과세 방식 변경의 배경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해설에도 잘 정리돼 있어요.

세법은 해마다 바뀌고 개인 소득과 계좌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납입이나 인출 전에 국세청과 가입 금융사 안내를 꼭 확인하세요.

본 포스팅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의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블로그의 모든 글은 개인적인 학습과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